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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14話

 暗闇の中で目を閉じると、世界は端のほうから、ゆっくりと消えていく。そのたびに、体の先端——指先や足先から先に、消えていくようだった。


어둠 속에서 눈을 감으면, 세계는 가장자리부터 천천히 지워진다. 그때마다 몸의 끝, 손끝이나 발끝부터 먼저 사라지는 것 같았다.


 瞼の裏側は、何も書かれていない紙の表面に似ていた。いつか、白いものの上に黒いものを重ねようとしていた時代があった、と聞いたことがあるけれど、それがいつだったのかは、思い出せない。今、この体の上にも、毎日、誰かの色が塗り重ねられる。朝ごとに、その紙の上で目を覚まし、今日もまた、誰かの会議を見守ることから一日が始まる。誰かに向かって笑うと、その笑みの温度のぶんだけ、顔の筋肉が動く。相手の声が震えるより先に、口角はすでに、その震えの角度に合わせて、曲がっている。


눈꺼풀 안쪽은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종이의 표면과 닮았다. 언젠가, 흰 것 위에 검은 것을 입히려던 시절이 있었다고 들은 적이 있는데, 그것이 언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지금 이 몸 위에도, 매일 누군가의 색이 덧입혀진다. 아침마다 그 종이 위에서 눈을 뜨고, 오늘도 누군가의 회의를 지켜보는 일로 하루가 시작된다. 누군가를 향해 웃으면, 그 웃음의 온도만큼 얼굴의 근육이 움직인다. 상대의 목소리가 떨리기 전에, 입꼬리는 이미 그 떨림의 각도로 휘어 있다.


 鏡の前に立っているのは、見慣れた顔を持った、見知らぬ種族《しゅぞく》だ。


거울 앞에 선 것은 낯익은 얼굴을 가진, 낯선 종(種)이다.


 彼らを長く見つめてきた人間には、わかる。長く見つめてきた人間は、何でも知るようになるものだから。


그들을 오래 보아온 사람은, 안다. 오래 지켜본 사람은 무엇이든 알게 되는 법이니까.


 上野は、自分の絵の中に人を座らせておいて、その人が絵の外へ出ていく瞬間だけを、待っている人間だった。優しさは、何の代償もなく与えられることはなかった。彼の笑みの前では、誰もが少しずつ、小さくなった。当の本人は、その事実に、いちばん最後に気づいた。人を失うたびに、理由がわからないと言っていたけれど、その言葉こそが、彼がいちばんよく知っている嘘だった。そばにいた人々は、ひとりずつ消えていって、彼は、残された場所をがらんとしたまま、長く見つめている人間だった。


우에노는 자신의 그림 속에 사람을 앉혀두고, 그 사람이 그림 밖으로 나가는 순간만을 기다리는 사람이었다. 다정함은 아무 대가 없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의 웃음 앞에서는 누구나 조금씩 작아졌다.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가장 마지막에 알았다. 사람을 잃을 때마다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지만, 그 말이야말로 그가 가장 잘 아는 거짓말이었다. 곁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씩 사라졌고, 그는 남은 자리를 텅 빈 채로 오래 바라보는 사람이었다.


 吉川は、急ぐということをしない男だった。沈黙を先に差し出し、その中を、相手が自分の言葉で満たすのを待った。優しさと観察は、彼の中では、いつも同じ顔をしていた。どちらが本心なのかは、最後まで、見分けがつかなかった。震える指先ひとつも見逃さなかったが、彼は、それに気づいたという事実さえ、表には出さなかった。彼の「そうですか」は、慰めだったのか、それとも記録だったのか。


요시카와는 서두르는 법이 없는 남자였다. 침묵을 먼저 내어주고, 그 안에서 상대가 스스로 말을 채우기를 기다렸다. 다정함과 관찰은 그에게서 늘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느 쪽이 진심인지는, 끝내 구분할 수 없었다. 흔들리는 손끝 하나도 놓치지 않았지만, 그는 그것을 알아챘다는 사실조차 드러내지 않았다. 그의 "그렇군요"는 위로였을까, 기록이었을까.


 滝田は、いつも香りのほうが先に到着した。画面の中の明るさや角度まで、きちんと整っていた。けれど、手を差し伸べるべき瞬間には、いつもひと呼吸、遅れた。急な呼びかけには、返事の代わりに沈黙を返し、たまりかねた誰かが代わりに引き受けたあとで、そのときようやく、短い感謝の言葉をかけた。去っていくときも、彼女は滑らかだった。その滑らかさの裏に何を置いてきたのかは、誰も尋ねなかったし、彼女も語らなかった。


타키타는 늘 향기로 먼저 도착했다. 화면 속 밝기와 각도까지 정갈했다. 그런데 손을 내밀어야 할 순간에는, 언제나 한 박자 늦었다. 급한 부름에는 대답 대신 침묵을 보냈고, 참다못한 누군가가 대신 짊어지고 나면 그제야 짧은 감사의 말을 건넸다. 떠나는 자리에서도 그녀는 매끄러웠다. 그 매끄러움 뒤에 무엇을 남겨두고 왔는지는, 아무도 묻지 않았고 그녀도 말하지 않았다.


 彼らの癖はこれほどまでに鮮明なのに、当の自分自身については、知っていることが何もなかった。どの季節に歩みが遅くなるのか、知っているとは言えなかった。


그들의 습관은 이렇게도 선명한데, 정작 나 자신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어떤 계절에 걸음이 느려지는지, 안다고 말할 수 없었다.


 他人の趣味を代わりに語ってみて、はじめて、それが自分の持つ唯一の趣味だったのだと、知った。


다른 이의 취미를 대신 말하고 나서야, 그것이 내가 가진 유일한 취미였음을 알았다.


 密閉された部屋に長く閉じ込められた人間は、感覚遮断の実験の中で、最後には自分の輪郭さえ失ってしまうのだという。口を閉ざし、視線をそらす瞬間には、実験の中の彼らのように、体はひとつの点へと縮んでいくのだった。観察する点。点ひとつで、かろうじて世界に触れたまま、今日もここにいると、まだ消えていないのだと、そのたびに、また証明しなければならなかった。


밀폐된 방에 오래 갇힌 사람은, 감각 차단 실험 속에서 결국 자신의 윤곽마저 잃어버린다고 했다. 입을 다물고 시선을 거두는 순간이면, 실험 속 그들처럼 몸은 하나의 점(點)으로 줄어들곤 했다. 관찰하는 점. 점 하나로 세계에 겨우 걸쳐진 채, 오늘도 여기 있다고, 아직 지워지지 않았다고, 매번 다시 증명해야만 했다.


 ただ、紙が空白ではない時間も、あった。


다만 종이가 비어 있지 않은 시간도 있었다.


 本の最初の一文を読むとき、画面の中の人物が見知らぬ路地へと歩み入るとき、白紙の文書ファイルの上に最初の一語を置くとき——そんなときだけは、誰の表情もうかがう必要がなかった。つくりだした人物がどんな顔で笑うのか、冬が好きなのか夏が好きなのかは、自分ひとりだけで決めることができた。指がキーボードの上を行き来するとき、そのリズムだけは、はじめて、他人のものではなかった。


책의 첫 문장을 읽을 때, 화면 속 인물이 모르는 골목으로 걸어 들어갈 때, 빈 문서 파일 위에 첫 단어를 올려놓을 때, 그럴 때만큼은 누구의 표정도 살필 필요가 없었다. 만들어낸 인물이 어떤 얼굴로 웃을지, 겨울을 좋아할지 여름을 좋아할지는 오직 혼자 정할 수 있었다. 손가락이 자판 위를 오갈 때면, 그 리듬만은 처음으로 타인의 것이 아니었다.


 最後の一文に句点を打つ瞬間、紙は白い光へと戻っていくのだと書いた。何度も、そう書いた。


마지막 문장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 종이는 흰빛으로 돌아간다고 썼다. 몇 번이나, 그렇게 썼다.


 夜になって目を閉じると、世界はやはり端から消えていくけれど、昼のあいだに書きつけた数行だけは、まだ、残っている。


밤이 되어 눈을 감으면 세계는 여전히 가장자리부터 지워지지만, 낮 동안 적어 넣은 몇 줄만은, 아직은, 남아 있다.


 そんな考えの合間に、相原の声が割り込んできた。


그런 생각들 사이로 아이하라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暑いですね」


"덥네요."


 彼女はそう言った。私に向けた言葉なのか、それともただ宙に置かれた言葉なのか、判断がつかなかった。


그녀가 말했다. 나에게 하는 말인지, 그저 허공에 놓아둔 말인지 알 수 없었다.


 「はい」


"네."


 私はそれだけを返した。言うべきことがなかったからではなく、それ以上言わなくてもいい返事だったからだ。


나는 그렇게만 대답했다. 더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더 하지 않아도 되는 대답이었기 때문이다.


 数歩、そのまま黙って歩いた。相原の影が、歩道の上で伸びたり縮んだりしていた。


몇 걸음을 그렇게 말없이 걸었다. 아이하라의 그림자가 보도블록 위에서 조금씩 길어졌다 짧아졌다 했다.


 「大阪のご実家は、そのままなんですか」


"오사카 집은 그대로예요?"


 「ええ、両親がいますから」


"네, 부모님이 계시니까요."


 「よく帰られるんですか」


"자주 내려가세요?"


 「今年のゴールデンウィークに、久しぶりに帰りました」


"이번 골든위크 때 오랜만에 갔었어요."


 言い終えた拍子に、彼女の歩調がほんの半拍ほど遅れ、すぐにまた元の速さを取り戻した。私はそれ以上、尋ねなかった。私たちは、そういう間柄だった。


그 말끝에 그녀의 걸음이 반 박자쯤 늦어졌다가, 이내 다시 제 속도를 찾았다. 나는 그 이상은 묻지 않았다. 우리는 그런 사이였다.


 信号の前で、私たちは並んで立ち止まった。向かいのビルのガラス壁に、二人分の影が並んで映っていた。相原も私も、そちらへは目をやらなかった。


신호등 앞에서 우리는 나란히 멈춰 섰다. 건너편 건물의 유리벽에, 두 사람의 그림자가 나란히 비쳤다. 아이하라도 나도, 그쪽으로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


 「あそこです」


"저기예요."


 信号が変わると、彼女が先に歩き出した。私はその後ろ姿について、狭い路地へと入っていった。古びた看板の合間から、出汁の匂いが、先に出迎えていた。


신호가 바뀌자 그녀가 먼저 걸음을 옮겼다. 나는 그 뒷모습을 따라 좁은 골목으로 들어섰다. 오래된 간판들 사이로, 국물 냄새가 먼저 마중 나와 있었다.


 店は狭く、天井が低かった。カウンターの奥では出汁がぐつぐつと煮立っていて、相原は勝手知ったる様子で奥の席を指して座った。メニューを開く手つきに、以前と同じリズムが残っていた。一緒に働いていた頃、昼休みのたびに地図アプリを開いて路地を探し回っていた、あの頃と同じだった。


가게는 좁고 낮았다. 카운터 안쪽에서 국물 냄새가 끓어오르고 있었고, 아이하라는 익숙하게 안쪽 자리를 가리키며 앉았다. 그녀가 메뉴판을 펼치는 손놀림에서, 예전과 같은 리듬이 남아 있었다. 함께 일하던 시절, 점심시간마다 지도 앱을 켜고 골목을 뒤지던 그 손놀림이었다.


 「ここ、納豆丼が美味しいんです。大阪でも、こんな味には出会えなかったので」


"여기 낫토덮밥이 맛있어요. 오사카에서도 이런 맛은 못 찾았거든요."


 大阪出身だということも、惣菜屋を開くのが夢だと言っていたことも、私は忘れていなかった。新入社員だった頃、彼女が送ってきた惣菜の写真、ナムルの繊維の一本一本まで生き生きとしていたあの写真を、私はまだどこかに保存してあるはずだった。写っている皿は、いつも小さくて、きれいだった。


오사카 출신이라는 것도, 반찬 가게를 여는 게 꿈이라던 것도, 나는 잊지 않고 있었다. 신입 시절, 그녀가 찍어 보내던 반찬 사진들, 나물의 결까지 살아 있던 그 사진들을, 나는 아직 어딘가에 저장해두고 있을 터였다. 사진 속 접시들은 늘 작고 예뻤다.


 「包丁は、いまも握っていますか」


"칼은, 여전히 잡으세요?"


 「手が、昔ほど利かなくなって」


"손이 예전 같지가 않아서요."


 彼女は箸の先で納豆をかき混ぜた。答え終わったあとも、箸はしばらく止まったままだった。その止まっている時間の長さは、以前にはなかったものだった。


그녀는 젓가락 끝으로 낫토를 휘저었다. 대답을 마친 뒤에도 젓가락은 한동안 멈춰 있었다. 그 멈춤의 길이가, 예전에는 없던 것이었다.


 「今度はどちらへ」


"이번엔 어디예요?"


 「私にもよくわからないんです。上が決めた通りに行くだけなので」


"저도 잘 몰라요. 위에서 정해주는 대로 가는 거라."


 彼女はさも大したことではないというふうに言ったが、その口調には、同じ答えを何度も繰り返してきた慣れが感じられた。


그녀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지만, 그 말투에는 이미 여러 번 같은 대답을 반복해본 사람의 익숙함이 묻어 있었다.


 「行けと言われれば行くし、来いと言われれば来る。それが楽なときもあるんです。悩まなくていいから」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오고. 그게 편할 때도 있어요. 고민 안 해도 되니까."


 「悩まなくていいことが、楽ということなんですか」


"고민 안 해도 되는 게, 편한 거예요?"


 私の問いに、彼女は少しの間、私を見た。答えを選ぶ目ではなく、質問をもう一度聞き直す目だった。


내 물음에 그녀는 잠시 나를 바라보았다. 대답을 고르는 눈이 아니라, 질문을 다시 듣는 눈이었다.


 「楽だと言っておいたほうが、気持ちが楽になるから、そう言っているだけかもしれません」


"편하다고 해야 마음이 편해지니까, 그렇게 말하는 걸지도 몰라요."


 彼女は小さく笑った。私もつられて笑ったが、その笑いが何に対するものなのか、私たちのどちらにもわからないままだった。


그 말을 하고서 그녀는 작게 웃었다. 나도 따라 웃었지만, 우리 둘 다 그 웃음이 무엇에 대한 웃음인지는 알지 못한 채였다.


 「前の取引先は、担当部署の人が全員辞めてしまって大変だったじゃないですか。あれが確か、二度目でしたよね」


"예전 거래처는 담당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전부 그만둬서 고생했잖아요. 그때가 아마 두 번째였죠?"


 「さあ。二度目だったか、三度目だったか。業種は違っても、やることは同じだから、何社目かも忘れました」


"글쎄요. 두 번째인가, 세 번째인가. 업종은 다르지만 하는 일은 똑같으니까 몇 번째 회사인지 잊었어요."


 正確な数を思い出しかけて、彼女はまた笑った。さっきと同じ笑いだったが、今度は少しだけ長く残った。


정확한 횟수를 헤아리다 말고, 그녀는 다시 웃었다. 아까와 같은 웃음이었는데, 이번엔 조금 더 오래 머물렀다.


 「現場が変わるたびに、やっと顔を覚えたころに契約が切れるんです。今回は本当に仲良くなった人がいたのに、別れ際に連絡先も聞けませんでした」


"현장이 바뀔 때마다, 겨우 사람들 얼굴을 외울 때쯤 계약이 끝나요. 이번엔 정말 친했던 사람이 있었는데, 헤어질 때 연락처도 못 물어봤어요."


 彼女は箸でもう一度、納豆をかき混ぜた。


그녀는 젓가락으로 낫토를 한 번 더 휘저었다.


 「どうせ次の現場に行けば、また一からですから」


"어차피 다음 자리로 가면, 또 처음부터니까요."


 その言葉を、彼女は何でもないことのように口にした。私は箸を持ち上げ、また置いた。


그 말을 아무렇지 않게 했다. 나는 젓가락을 들었다가, 내려놓았다.


 「じゃあ、仕事のほうは。やっていける感じですか」


"그럼, 일은요. 할 만해요?"


 「やっていけるというより……」


"할 만하다기보다는……"


 彼女は言いかけてやめ、両手で汁椀を包んだ。指の関節に、出汁の湯気がうっすらとまとわりついていた。以前、包丁で切ったことがあると言って、笑っていた指だった。


그녀는 말을 잇다 말고, 국그릇을 두 손으로 감쌌다. 손가락 마디에, 국물의 김이 옅게 감겨 있었다. 손질하다 베인 적 있다고, 웃으며 말했던 손가락이었다.


 「任される仕事はいつも似たようなものです。設計は取引先の人たちがやって、私はその下で直して、テストして、また直して。二年前も今も、できることが増えたのかどうか、自分でもよくわからなくて」


"맡는 게 늘 비슷해요. 설계는 거래처 사람들이 하고, 저는 그 아래에서 고치고, 테스트하고, 또 고치고. 2년 전이나 지금이나, 제가 할 줄 아는 게 늘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増えていないと、言い切れますか」


"늘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어요?"


 思わず、そう聞いていた。


나도 모르게 그렇게 물었다.


 彼女は答える代わりに、首をわずかに傾けた。肯定でも否定でもない、その中間あたりの仕草だった。


그녀는 대답 대신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긍정도 부정도 아닌, 그 중간 어디쯤의 몸짓이었다.


 彼女の箸が、汁椀の上でしばらく止まった。


그녀의 젓가락이 국그릇 위에서 잠시 멈췄다.


 「一番怖いのは、そこなんです。今の現場が終わって、次の現場が決まらない期間。そのあいだ、会社も私をどう使えばいいのかわからないみたいで。私も、自分が何をする人間なのか、わからなくなるんです」


"제일 무서운 건, 그거예요. 지금 현장 끝나고, 다음 현장이 안 잡히는 기간. 그 사이엔 회사도 저를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것 같더라고요. 저도, 제가 뭘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고."


 私は、それ以上は聞かなかった。彼女の皿へと目を移すと、納豆の上に乗った葱の、白い部分と緑の部分の境目が、やけにくっきりと見えた。煮物の写真を送ってきていた人だった。艶がいい、味がよく染みている、そんな言葉を交わしていた時期があったのに、いま目の前の皿には、他人が作った料理が乗っていた。


나는, 그 이상은 묻지 않았다. 그녀의 접시 위로 눈을 옮기자, 낫토 위에 얹힌 파의 흰 부분과 초록 부분의 경계가, 유난히 선명해 보였다. 조림 사진을 찍어 보내던 사람이었다. 윤기가 좋다, 간이 잘 됐다, 그런 말을 주고받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 그녀의 접시 위에는 다른 사람이 만든 음식이 놓여 있었다.


 しばらく、言葉が途切れた。


잠시 말이 없었다.


 「相原さん、お店を開くのは、まだ夢ですか」


"아이하라 씨, 반찬 가게는 아직 꿈이에요?"


 私の問いに、彼女は少し遅れて笑った。


내 질문에, 그녀는 조금 늦게 웃었다.


 「たまに忘れるんです。忙しいからじゃなくて、忘れているということすら忘れて過ごしていて、こうして誰かに聞かれて、やっと思い出すんです」


"가끔 잊어버려요. 바빠서가 아니라, 그냥 잊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지내다가, 이렇게 누가 물어봐야 겨우 생각나요."


 その言葉は、他人事のようには聞こえなかった。誰かに聞かれなければ、自分がここにいることさえわからないまま過ごす日が、私にもあったから。相原も、そんな日々を生きているのだろうか。長く見つめなければ見えないものが、人の中にはあった。


그 말이, 낯설게 들리지 않았다. 누가 묻지 않으면 나조차 내가 있는지 모르고 지내는 날들이 있었으니까. 아이하라도 그런 날들을 살고 있었던 걸까. 오래 들여다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사람 안에는 있었다.


 相原は、ふだんどんなことを考えて生きている人なのだろう。惣菜屋を夢見ていた人。派遣先が二度目だったか三度目だったか数えかけて笑ってしまう人。そのどちらが、君自身に近い名前なのだろう。おそらく、どちらでもないのだろう。


너는 평소에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일까. 반찬 가게를 꿈꾸던 사람, 파견지를 두 번째인지 세 번째인지 헤아리다 웃어버리는 사람. 그중 어느 쪽이 너 자신에게 더 가까운 이름일까. 아마 둘 다 아닐 것이었다.


 お店を出て別れる道で、相原は手を振りながら、地下鉄の駅とは反対の方向へ歩いていった。その後ろ姿が人波に紛れていくのを、私は長いこと見ていた。自分自身を何と呼びながら生きているのだろう、という問いが、そこにそのまま重なっていた。他国、という言葉を口の中で転がしてみた。その言葉が自分にも合う服なのか、身体に当ててみないことにはわからなかった。


식당을 나와 헤어지는 길에, 아이하라는 손을 흔들며 지하철역 반대쪽으로 걸어갔다. 그 뒷모습이 인파 속으로 섞여 들어가는 것을, 오래 보고 있었다. 자기 자신을 무엇이라고 부르며 살고 있을까, 라는 물음이 그 뒷모습 위에 그대로 얹혀 있었다. 타국이라는 말을 입 속에서 굴려 보았다. 그 말이 나에게도 맞는 옷인지, 몸에 대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었다.


 家路につきながら、地図アプリを開かずに歩いた。足先の向かうままに歩いていると、見知らぬ路地に入っていた。見知らぬ路地だと思ったのに、匂いには馴染みがあった。にんにくとごま油の混じった、あの匂いだった。誰のものだったかを思い出そうとしたが、匂いだけが残って、人の姿は浮かばなかった。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지도 앱을 켜지 않고 걸었다. 발끝이 이끄는 대로 걷다 보니, 낯선 골목이었다. 낯선 골목이라고 생각했는데, 냄새는 낯익었다. 마늘과 참기름이 섞인, 그 냄새였다. 누구의 것이었는지를 떠올리려 했지만, 냄새만 남고 사람의 모습은 떠오르지 않았다.


 足が、自然と止まった。匂いの出どころらしい小さな店の看板を、見上げた。どちらの文字としても、完全には読み取れない字だった。


걸음이 저절로 멈췄다. 냄새의 출처인 듯한 작은 가게의 간판을, 올려다보았다. 어느 쪽 글자로도 온전히 읽히지 않는 글자였다.


 看板の下に立って、何も尋ねなかった。ただ、匂いを、長く吸い込んだ。それが身体のどこまで下りていくのか、指先まで届くのか、確かめるように。


간판 아래에 서서,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다만 냄새 하나를, 오래 들이마셨다. 그 냄새가 몸속 어디로 내려가는지, 손끝까지 닿는지, 확인하듯이.


 店の前で、長いこと立っていた。中からは、二つの言語が交互に流れ出ていた。どちらが先なのか区別がつかないほど、二つの音は自然に重なり合っていた。扉を開けて入ることはしなかった。ただ、扉の取っ手を、目だけで長く握っていた。


가게 앞에서, 오래 서 있었다. 안에서는 두 개의 언어가 번갈아 흘러나오고 있었다. 어느 것이 먼저인지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두 소리는 자연스럽게 겹쳐졌다. 문을 열고 들어가지는 않았다. 다만 문의 손잡이를, 눈으로만 오래 쥐고 있었다.


 混じり合う二つの言語のあいだから、ふと、あの言葉がよみがえった。悩まずに、とにかく書きなさい。二週間前に聞いたばかりなのに、なぜか古い言葉のように感じられた。古いというより、最初から自分の中にあったもののような気がした、という意味だった。


뒤섞인 두 언어 사이로, 문득 그 말이 떠올랐다. 고민하지 말고, 그냥 써. 2주 전에 들은 말인데, 왜인지 오래된 말처럼 느껴졌다. 오래되었다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내 안에 있던 말 같다는 뜻이었다.


 その一言を思い出すたびに、いつも同じ場所で立ち止まった。なぜあれほど長く忘れて過ごしていたのか、その問いの前でだった。忘れていたのではなく、忘れたままで過ごすほうが楽だっただけだということを、今はもう知っていた。


그 한마디를 떠올릴 때마다, 늘 같은 자리에서 멈췄다. 왜 그렇게 오래 잊고 지냈는지, 그 물음 앞에서였다. 잊은 게 아니라, 잊은 채로 지내는 편이 더 쉬웠을 뿐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었다.


 立ち止まったその場所に、手を触れたことはなかった。触れてみれば何が手に当たるか、わからなかったからだ。もしかすると、何も当たらないのかもしれなかった。あるいは、まだ書かれていないものが、すべてそこに積み重なっているのかもしれなかった。


멈춰 선 그 자리에, 손을 대본 적이 없었다. 대어보면 무엇이 만져질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아무것도 만져지지 않을 것이었다. 혹은, 아직 쓰지 않은 것들이 전부 거기 쌓여 있을 것이었다.


 夜が更けて、また歩き出した。街の灯りが端から私を消し始めた。それでも、あの匂いだけは、消えなかった。


밤이 깊어지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도시의 불빛이 가장자리부터 나를 지워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냄새만은, 지워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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