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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第12話

 体のほうが先に気づくという言葉の意味を、私はあの冬の東京で、ようやく知った。


몸이 먼저 알아챈다는 말을 나는 그해 겨울 도쿄에서야 온전히 이해했다.


 窓一枚を境に、内側は温められた空気、外側は霜に覆われている。そんな季節だった。順番など、はじめから決まっていなかったかのように、人々はそれぞれの角度ですれ違っていき、その角度の一つひとつに、ずっと昔から体に刻まれてきた計算が潜んでいるようだった。誰が先に肩を引くべきか、誰の足が一瞬止まるべきか。誰も口にしたことはなかったが、誰もが知っているルールだった。


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안쪽은 데워진 공기로, 바깥은 성에로 나뉘어 있던 계절이었다. 순서 같은 건 애초에 정해진 적 없다는 듯 사람들은 저마다의 각도로 서로를 스쳐 지나갔고, 그 안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몸에 새겨진 계산이 들어 있는 것 같았다. 누구의 어깨가 먼저 물러서야 하는지, 누구의 걸음이 잠시 멈춰야 하는지는 아무도 입 밖에 낸 적 없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규칙이었다.


 JR中央線の夕方六時四十分は、吊革を握る手に自然と力がこもる時間だった。窓の外を、凍りついた街の灯りが速く流れていく。その光は温もりというより、氷の欠片のように冷たい色をしていた。


JR 주오선에서의 저녁 여섯 시 사십 분은 손잡이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는 시간이었다. 창밖으로는 언 도시의 불빛들이 빠르게 흘러갔고, 그 빛은 열기라기보다는 얼음 조각처럼 차가운 색을 띠고 있었다.


 スーツ姿の男が歩いてくる、その角度に見覚えがあって、体がわけもなくこわばったのは、そのときだった。怒りも苛立ちも浮かべない、無の顔のまま、はじめからそこに私など存在しなかったかのように、男はこちらへ向かってきていた。


그때 까닭 없이 몸이 굳었다. 정장을 입은 남자가 걸어오는 각도가 낯설지 않아서였다. 화도 짜증도 담지 않은 무(無)의 얼굴로, 남자는 처음부터 그 자리에 내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쪽을 향해 다가왔다.


 幼い頃の私はひときわ小さくて、母は市場に行くたびに私の手を離さないまま、前へ前へと大股で歩いた。人の間をすり抜けるには体をどちらへどれだけ傾ければいいのか、いつ息を止め、いつ半歩だけ横へよければいいのか。それは誰かに教わったのではなく、母の手に引かれて歩くうちに、体が勝手に覚えたことだった。あの頃はすれ違う人も、時折目を合わせては「すみません」とつぶやいていったし、子供を連れた人には自然と道を譲ってくれる人もいた。


어릴 적 나는 유난히 작았고, 엄마는 시장에 갈 때마다 내 손을 놓지 않으면서도 앞으로 성큼성큼 걸었다. 사람들 사이를 뚫고 지나가려면 몸을 어느 쪽으로 얼마나 기울여야 하는지, 언제 숨을 참고 언제 옆으로 반 걸음 비켜서야 하는지는 누가 가르쳐준 게 아니라 엄마의 손에 이끌려 다니며 몸이 저절로 외운 것이었다. 그때는 지나가는 사람들도 종종 눈을 마주치며 미안하다는 말을 흘렸고, 아이를 데리고 있는 사람에게는 저절로 길을 내주는 손들이 있었다.


 男と肩がぶつかった瞬間、反射的に体をひねった。ほぼ同時に、背後でも誰かが何かにぶつかったのか、小さく舌打ちが聞こえた。その音が私に向けられたものなのか、男に向けられたものなのか、それとも背後の別の誰かに向けられたものなのか、最後までわからないままだった。自分の存在を自分で感じるより、誰かの目に留まったときにだけ、私はそこにいると実感できた。


남자와 어깨가 부딪히는 순간 반사적으로 몸을 틀었다. 등 뒤에서도 누군가 무언가에 부딪쳤는지 작게 혀 차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가 나를 향한 것인지, 남자를 향한 것인지, 아니면 등 뒤의 다른 누군가를 향한 것인지 끝내 알 수 없었다. 스스로 존재를 느끼기보다, 누군가의 시선에 걸릴 때에만 내가 거기 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ぶつからないよう体を小さくする術が、韓国語よりも先に体に刻まれていたのだと、見知らぬ異国の電車の中で、ようやく知った。その習慣は、少しも錆びつくことなく蘇っていた。


부딪히지 않으려 몸을 작게 만드는 법이 한국어보다 먼저 몸에 새겨졌다는 것을, 이역만리 낯선 나라의 열차 안에서야 알았다. 그 습관은 조금도 녹슬지 않은 채로 되살아나 있었다.


 私を取り囲む顔は、どれも青白い画面の光を映し返していた。スーツ姿の人々は、それぞれ携帯電話に目を落としたまま、身じろぎひとつしない。その静けさの隙間で、力で押しのけられる女性と、背の低い子供だけが、肩をぶつけられ、足を踏まれていた。


나를 둘러선 얼굴들은 하나같이 창백한 화면 빛을 되받고 있었다. 정장을 입은 사람들은 저마다 휴대폰에 눈을 박은 채 미동도 없었다. 그 고요함 사이로, 힘에 밀린 여성과 키 작은 아이는 어깨를 부딪히고 발을 밟혔다.


 ドアのほうから、背が高く肩幅の広い男が一人乗り込んでくると、人々は体をひねりもせず、半歩ずつ後ずさった。鞄を胸元へ引き寄せる手、そっと足を引く爪先。その隙間を、男は何の抵抗もなく歩き抜けていった。


문 쪽에서 키가 크고 어깨가 넓은 남자 하나가 걸어 들어오자, 사람들은 몸을 틀지도 않고 반걸음씩 물러났다. 가방을 가슴 쪽으로 당기는 손, 발을 슬쩍 빼는 발끝, 그 사이로 남자는 아무 저항 없이 걸어 지나갔다.


 私はその裂け目の中に立って、爪先をさらに内側へ寄せた。自分で小さくなったのだとばかり思っていた体だった。けれど私をすり減らしていたのは、私ではなかった。誰の目にも留まらなかった、あの無数の時間が、私をその分だけ蝕んでいっただけだった。消そうとしたことなど一度もないのに、消えていく場所が、この足元にもあった。


나는 그 균열 속에 서서 발끝을 조금 더 안으로 모았다. 스스로 작아진 줄로만 알았던 몸이었다. 하지만 나를 깎아낸 건 내가 아니었다. 누구의 눈길도 받지 못한 그 숱한 시간들이, 나를 그만큼씩 깎아 놓은 것인지도 몰랐다. 지우려 한 적 없는데도 지워지는 자리가, 여기 내 발밑에도 있었다.


 映画『スノーピアサー』の列車を思い出したのは、そのあとだった。尾部車両で生まれた者は、生涯尾部車両の言葉で語るという話。あれは吹雪と廃墟の上でしか成り立たない虚構だと思っていたのに、そうではなかった。温度が快適に保たれたこの車両にも、定刻通りに着くこの列車にも、優しいアナウンスが流れるこの空間にも、同じ構造があった。ただ、ここには銃を持った門番がいないだけだった。誰も私を止めなかったし、誰も私を罰しなかった。それなのに私は、その都度、一寸ずつ後ずさっていた。


영화 『설국열차』의 열차를 떠올린 건 그다음이었다. 꼬리칸에서 태어난 사람은 평생 꼬리칸의 언어로 말한다고 했던 이야기가, 눈보라와 폐허 위에서만 성립하는 허구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온도가 알맞게 조절되는 이 객차 안에도, 정시에 도착하는 이 열차 안에도, 상냥한 안내 방송이 흐르는 이 공간에도 같은 구조가 있었다. 다만 이곳에는 총을 든 문지기가 없었다. 누구도 나를 막지 않았고, 누구도 나를 벌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나는 매번 한 뼘씩 물러서고 있었다.


 韓国では、それでも「配慮《ペリョ》」という言葉が通用した。優先席でなくても席を譲る人がいたし、ぶつかれば謝罪が交わされたし、子供に対しては見知らぬ人も気軽く笑いかけてくれた。ここは違った。大人たちはみな、自分の立つ一寸の場所を守ることだけに没頭していて、アナウンスの機械的な声だけが、その沈黙の上を滑っていった。明文化されたルールがない以上、抵抗する相手もいなかった。怒った瞬間、怒ったほうが騒ぎを起こした人間になる。そういう構造だった。その構造の中で、私は体を折りたたむ術を教えてくれた手を思い出さずにいられなかった。守ろうとした手と、消える術を教えた手は、実は同じ手だった。


한국에서는 그래도 '배려'라는 말이 통했다. 노약자석이 아니어도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이 있었고, 부딪히면 사과가 오갔고, 아이를 향해서는 낯선 사람도 곧잘 웃어주었다. 여기는 달랐다. 어른들은 저마다 자신이 서 있을 한 뼘의 자리를 지키는 데만 몰두했고, 안내 방송의 기계적인 목소리만이 그 침묵 위를 미끄러져 갔다. 명시된 규칙이 없으니 저항할 대상도 없었다. 화를 내는 순간, 화를 낸 쪽이 소란을 일으킨 사람이 되는 구조였다. 그 구조 속에서 나는 몸을 접는 법을 가르쳐준 손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지키려던 손과 지워지는 법을 가르친 손이, 어쩌면 같은 손이었는지도 모른다.


 新宿で人がどっと降りていくと、私はわざと一番広い場所に立った。体を少し大きく広げ、視線をそらさなかった。向かいに立つ人々は、相変わらず携帯の画面ばかり見下ろしていて、その眼差しは私を押し出すことも、引き留めることもなかった。電車もそのまま走り続けた。


신주쿠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빠져나가자, 나는 일부러 가장 넓은 자리에 섰다. 몸을 조금 더 크게 벌리고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맞은편에 선 사람들은 여전히 휴대폰 화면만 내려다보고 있었고, 그 눈길들은 나를 밀어내지도, 그렇다고 붙들지도 않았다. 열차도 그대로 달렸다.


 まもなく、会議室のドアをひとつ越えることになる。そのドアを越えれば、私はまた、その分だけ削られた場所に戻っているはずだった。すでにわかっていることだった。


곧 회의실 문 하나를 넘을 것이었다. 그 문을 넘고 나면, 나는 다시 그만큼의 자리로 깎여 있을 터였다. 이미 알고 있는 일이었다.


 ただ、二つの問いだけが長く残った。次にこの場所に立つのが、私よりも小さく、静かな人だったらどうなるのだろう。その人を消えさせない目が、この電車のどこかに、本当にあるのだろうか。


다만 두 가지 물음만이 오래 남았다. 다음에 이 자리에 서는 사람이 나보다 작고 조용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될까. 그 사람을 지워지게 두지 않을 눈이, 이 열차 안 어딘가에 정말 있을까.


 窓の外を見知らぬ駅の名前が通り過ぎていく間も、問いはなかなか消えないまま、御茶ノ水まで私についてきた。


창밖으로 낯선 역 이름들이 스쳐가는 동안에도, 물음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은 채 오차노미즈까지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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