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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21話

 机の上には、もう箱がひとつ残っているだけだった。社員証、手帳、誰も気にも留めないだろうメモが数枚。私はそれらを箱に移しながら、オフィスのざわめきを背中で聞き流していた。


책상 위에는 이미 상자 하나만 남아 있었다. 사원증, 다이어리,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메모 몇 장. 나는 그것들을 상자에 옮겨 담으며 사무실 안의 소음을 등 뒤로 흘려보냈다.


 上野は今日も席にいなかった。正確には、いた。廊下の奥で電話をするふりをしてうろついていたが、私と目が合った瞬間、向きを変えて会議室へと消えていった。私はその後ろ姿を長くは見なかった。驚きもしなかった。ただ、最後の瞬間までこの人はこんなふうに生きるのか、と胸の内で一度つぶやいただけだった。


우에노는 오늘도 자리에 없었다. 정확히는, 있었다. 복도 끝에서 통화를 하는 척 서성이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방향을 틀어 회의실로 사라졌다. 나는 그 뒷모습을 오래 보지 않았다. 놀랍지도 않았다. 그저 마지막 순간까지 저 사람은 저렇게 사는구나, 하고 속으로 한 번 되뇌었을 뿐이다.


 机を片づける手は遅かったが、揺らぐことはなかった。焦る理由などなかった。もうこの場所で、私がやるべき仕事は何ひとつ残っていなかったから。


책상을 치우는 손은 느렸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조급할 이유가 없었다. 이제 이 공간에서 내가 매달려야 할 일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으니까.


 瀧田からは午前中にメッセージがひとつ届いていた。


 타키타에게서는 오전에 메시지 하나가 왔다.


 「体調不良で本日お休みいたします」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조퇴합니다."


 私はそのメッセージを二度は読まなかった。


나는 그 메시지를 두 번 읽지 않았다.


 「今までお疲れさまでした。ささやかですが、お別れの品です」


"그동안 고생하셨어요. 작지만 송별회 선물입니다."


 喜田《ヨシダ》が箱をひとつ差し出した。まだ覚えたばかりのぎこちない日本語、けれど眼差しだけは確かだった。この三か月、私の隣でずっと見ていてくれた、ただ一人の人だった。上野の気まぐれな要求を、理由もなく増えていく仕事を、黙って書き留めながら覚えていった人。


요시다가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서투른 한국어 발음, 그러나 눈빛만은 정확했다. 그는 지난 석 달간 내 자리를 옆에서 지켜본 유일한 사람이었다. 우에노의 변덕스러운 요구를, 이유 없이 늘어나는 업무를, 조용히 받아 적으며 배워가던 사람.


 私は箱を受け取りながら、しばらく彼の目を見つめた。喉が詰まった。ありがとうという言葉も、ごめんという言葉も出てこなかった。この人がこれから何に耐えなければならないか、私はいちばんよく知っていた。


나는 상자를 받아 들며 잠깐 그의 눈을 마주 보았다. 목이 메었다. 고맙다는 말도 미안하다는 말도 나오지 않았다. 이 사람이 앞으로 무엇을 견뎌야 할지, 나는 가장 잘 알고 있었다.


 「大変だと思います、喜田さんも」


"고생하실 거예요, 요시다 씨도."


 淡々とした声が出た。慰めでも警告でもなく、ただ事実を告げるように。その言葉を口にしてから、ようやく気づいた。こんな瞬間にさえ敬語を手放せない自分に。誰の前でも、たった一人でいる時でさえ、自分自身にすら砕けた言葉ひとつかけたことがなかった。


담담한 목소리가 나왔다. 위로도 경고도 아닌, 그저 사실을 말하듯이. 그 말을 뱉고 나서야 알았다. 이런 순간에도 존댓말을 벗지 못하는 나를. 누구 앞에서도, 혼자 있을 때조차, 나 자신에게 편하게 말을 건넨 적이 없었다.


 喜田はぎこちなく笑った。その笑い方に見覚えがあった。この一か月で、彼の目の下には影が濃くなっていた。手首には見慣れない包帯が巻かれていた。上野の癇癪を受け止め、瀧田が後回しにした仕事まで背負い込む間、彼の一日がどんな形をしていたか、わざわざ尋ねなくてもわかった。


요시다는 어색하게 웃었다. 그 웃음이 낯설지 않았다. 한 달 사이 그의 눈 밑엔 그늘이 짙어져 있었다. 손목엔 못 보던 붕대가 감겨 있었다. 우에노의 투정을 받아내고, 타키타가 미뤄놓은 업무까지 떠안는 동안, 그의 하루가 어떤 모양이었을지는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私はその笑みに見覚えがあった。少し前まで、私の顔にも浮かんでいた笑みだったから。


나는 그 웃음을 알아보았다. 얼마 전까지 내 얼굴에도 걸려 있던 웃음이었으니까.


 そうと気づいた瞬間、みぞおちの奥が疼いた。私はあの人を救えなかった。ただ、見ていることのほかに、何もできなかった。


알아보는 순간, 명치 끝이 저릿했다. 나는 저 사람을 구할 수 없었다. 그저, 지켜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私は箱を手にしたまま、がらんとしたオフィスを一度見渡した。チームワークがいいと、何度も言われてきた場所だった。飲み会の席ではみんなが笑い、上野はいつも杯を満たしてくれる人たちに囲まれていた。けれど、いざ仕事を分かち合う人は、誰ひとり傍らに残らなかった。


나는 상자를 손에 쥔 채 텅 빈 사무실을 한 번 둘러보았다. 팀워크가 좋다는 말을 몇 번이나 들었던 곳이다. 회식 자리에서는 다들 웃었고, 우에노는 항상 술잔을 채워주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러나 정작 함께 일을 짊어질 사람은 아무도 곁에 남지 않았다.


 高級な美術品を集めるのが趣味の、五十を目前にした男。あの部屋の前を通るたび、ガラスの陳列棚の中の陶磁器がまず目に入った。人よりも物を長く見つめる人なのかもしれない、とふと思ったこともあった。けれど、もうそれは私が理解すべきことではなかった。


고급 예술품을 모으는 취미를 가진, 쉰을 앞둔 남자. 그 방을 지날 때마다 유리 진열장 안의 도자기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사람보다 물건을 더 오래 들여다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스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건 내가 이해해야 할 몫이 아니었다.


 振り返ってみれば、この場所で私が感じていたのは、子どもたちの間で一人、大人のふりをして耐えてきた疲労だった。みんな、大人のふりをして耐えていただけで、実のところ誰に対しても、自分から手を差し伸べられたことはなかったから。肩はいつもこわばっていた。


돌아보면 이곳에서 내가 느낀 건 어린아이들 틈에서 혼자 어른인 척 버텨온 피로였다. 다들 어른인 척 버텼을 뿐, 정작 누구에게도 먼저 손을 내밀지 못했으니까. 어깨는 늘 뻐근했다.


 会社というのは、もとからこういうものなのだろうか。私はその問いに、答えを出さないことにした。代わりに、箱を胸のほうへもう少し引き寄せて抱いた。紙の包装越しに感じる重みは軽かったが、その重みこそが、今この場所に置いていく最後の感情のすべてだった。


회사란 곳이 원래 다 이런 걸까. 나는 그 질문에 답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 대신 상자를 가슴 쪽으로 조금 더 당겨 안았다. 종이 포장지 너머로 느껴지는 무게는 가벼웠지만, 그 무게가 지금 내가 이곳에 남기고 가는 마지막 감정의 전부였다.


 ドアのほうへ歩きながら、私は低い声でひとりごとを言った。


문을 향해 걸어가며, 나는 낮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했다.


 「会社を辞めたわけじゃない。ようやく辞められるようになっただけなんだと思う」


"회사를 그만둔 게 아니라, 이제야 그만둘 수 있게 된 것 같다."


 誰に向けた言葉でもなかった。ただ自分自身に確かめさせる、ずっと先延ばしにしてきた一文だった。


누구에게 하는 말도 아니었다. 그저 나 자신에게 확인시키는, 아주 오래 미뤄왔던 문장이었다.


 エレベーターの扉が閉まると、狭い空間に私一人が残された。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좁은 공간에 나 혼자 남았다.


 低い機械音が、狭い空間を満たしていた。私はその音に身を預けるように、しばし目を閉じてから、壁面のガラスに映った顔を、久しぶりに逸らさずに見つめた。ガラスは、いつの間にか鏡になっていた。


낮은 기계음이 좁은 공간을 가득 채웠다. 나는 그 소리에 기대듯 잠시 눈을 감았다가, 벽면 유리에 비친 얼굴을 오랜만에 피하지 않고 바라보았다. 유리는 어느새 거울이 되어 있었다.


 その中の瞳は、緑色だった。四方の光がにじみ、ぼやけていったあの夜、世界のすべてが消え、ただその色ひとつだけが恐ろしいほど鮮明だった、あの瞬間がよみがえった。目を閉じても消えなかった。裏路地ですれ違った野良猫の残像が、その瞳の上に重なっては消えていった。


그 안의 눈동자는 녹색이었다. 사방의 빛이 번지고 흐려지던 그 밤, 세상 전부가 지워지고 오직 그 빛깔 하나만 지독하게 선명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눈을 감아도 사라지지 않았다. 뒷골목에서 스쳤던 길고양이의 잔상이 그 눈 위로 겹쳐 왔다 흩어졌다.


 その傍らには、女が立っていた。茶色い髪が肩の上に流れ落ちていた。厚みのある下唇、耳たぶで揺れていた真珠。彼女の息づかいに合わせて、カーキ色のニットの織り目がふくらんでは、萎んだ。


그 옆에는 여자가 서 있었다. 갈색 머리칼이 어깨 위로 흘러내렸다. 두툼한 아랫입술, 귓불에서 흔들리던 진주. 그녀의 숨을 따라 카키색 니트의 결이 늘었다 줄었다.


 私は長い間、これらのものを、彼女とこの黒いものを、見知らぬものと呼んでいた。眠れない夜ごとに、肋骨の内側から歩み出て私を噛みちぎっていった黒いもの。名前も年齢も明かさぬまま、鋭い言葉で私の肉に食い込んでいた女。


나는 오랫동안 이것들을, 그녀와 이 검은 것을, 낯선 것이라 불렀다. 잠들지 못하는 밤마다 갈비뼈 안쪽에서 걸어 나와 나를 물어뜯던 검은 것. 이름도 나이도 말해주지 않은 채 날카로운 말로 내 살을 파고들던 여자.


 今ならわかる。あの瞳も、女も。


이제는 안다. 그 눈도, 여자도.


 抱えきれずにどこかへ埋め、見て見ぬふりをしてきた欠片たちだった。九歳の私、二十歳の私。時が流れるうちに、それらはひとつの姿となって、夜ごと私を訪れた。私はそれをただ敵とだけみなしていた。けれど昨夜、初めてその手を握り返した。そこでようやくわかった。彼女が吐き捨てていた言葉は、攻撃ではなかった。長く無視され続けてきた者が、最後に上げた悲鳴だった。


감당하지 못해 어딘가에 묻어두고 모른 척했던 조각들이었다. 아홉 살의 나, 스무 살의 나. 시간이 흐르며 그것들은 하나의 형상이 되어 밤마다 나를 찾아왔다. 나는 그것을 적으로만 여겼다. 그러나 지난밤, 처음으로 그 손을 마주 잡았다. 그제야 알았다. 그녀가 내뱉던 말은 공격이 아니었다. 오래도록 무시당한 사람이 마지막으로 지르던 비명이었다.


 私はあなたであり、あなたは私だった。九歳の頃から今まで、途切れたことのない、ひとつづきの時間だった。その事実を受け入れるまでに、二十年近い歳月がかかった。


나는 너였고, 너는 나였다. 아홉 살부터 지금까지, 끊어진 적 없는 하나의 시간이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이십 년 가까운 세월이 걸렸다.


 緑の瞳も、野良猫も、真珠のイヤリングをした女も、私が作り出したものは何ひとつなかった。遠い日の現実を押しやっていただけで、私はそれを記憶として書き写していた。


녹색 눈도, 길고양이도, 진주 귀걸이를 한 여자도, 내가 지어낸 것은 없었다. 오래전의 현실을 밀어두었을 뿐, 나는 그것을 기억으로 옮겨 적었다.


 上野も、瀧田も、この会社も、もう私の物語の最終章ではなかった。彼らは通り過ぎていく数行の文にすぎず、本当の物語は、ずっと前から別の場所で書かれ続けていた。


우에노도, 타키타도, 이 회사도 더는 내 이야기의 마지막 장이 아니었다. 그들은 지나가는 문장 몇 개였고, 진짜 이야기는 훨씬 오래전부터 다른 곳에서 쓰이는 중이었다.


 エレベーターが一階に着いた。扉が開き、私は箱を胸に抱いたまま歩き出した。


엘리베이터가 1층에 닿았다. 문이 열리고, 나는 상자를 품에 안은 채 걸어 나갔다.


 体には、今も古い傷跡が残っていた。自分自身に牙を突き立てた夜々、癒えぬまま流れ落ちていった血の跡。かつてその牙は、私を守るためのものだった。幼い私はそれで、敵に向かって戦った。ただ、成長するにつれて敵を見失い、向ける先を持たない牙は自分自身へと向いた。瞼の裏ににじんでいた赤、いつか海になり、鯨になって噴き上がったあの赤が、今は体に刻まれた痕になっていた。


몸에는 여전히 오래된 흉터들이 남아 있었다. 스스로에게 이빨을 박아 넣던 밤들, 아물지 못한 채 흘러내리던 핏자국들. 한때 그 이빨은 나를 지키던 것이었다. 어린 나는 그것으로 적을 향해 싸웠다. 다만 자라면서 적을 잃어버렸고, 지킬 곳을 찾지 못한 이빨은 나 자신을 향했다. 눈꺼풀 안쪽에서 번지던 붉음, 언젠가 바다가 되고 고래가 되어 솟아오르던 그 붉음이 이제 몸에 새겨진 자국이었다.


 私は、裂かれた場所から、また書き始めた。牙の痕の上を、物語は続いていった。


나는 찢긴 자리에서, 다시 쓰기 시작했다. 이빨 자국 위로,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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