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속, 흰눈과 함께
2057년 반도
세 사람이 흠이 찬 도로 위를 걷는 중이었다.
티끌이 치는 듯 흘려서 끊임없이 그들의 몸을 더럽혔다.
길을 고치는 사람도 길의 끝을 아는 사람도 다 없어졌는데, 그들은 그저 갈 수 밖에 없었다.
전쟁은 끝났지만, 상처는 사라지기는커녕 더 깊어지려고 한다.
큰 도시는 모두 오염되고 말아서 가까워하지도 못한다.
도시에 갈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저 바보스러운 계획을
두 사람을 이끌며 먼저 앞으로 가는 초라한 옷차림의 할아버지가 말했다.
"여기서 조금 쉴까?" 아이의 얼굴을 면서.
"쉰다고?"
젊은이는 한심하다는 소리로 말했다.
"그놈을 죽일 수 않아도 된가?"
당황하게,
"아,아니에요. 그놈을 반드시 죽여야 해요."
"그럼, 계속 걷자. 투덜거리는 틈은 없지."
옛날 이곳은 자동차와 보행자가 갔다왔다 하더니, 지금은 벌레 하나도 보이지 않는 고요한 장소.
미싸일 비가 거기에 살아있던 목숨을 죄다 휩쓸었기 때문이다.
그때마침 노인은 포터블 라디오를 손에 들고 있었다. 가까이 살아 있는 사람이 있느지 아닌지 알기 위해 노인은 전원을 넣었다.
"이 말을 들으면 저는 당신의 편입니다."
다정해 보이는 목소리. 누군가가 전파를 빼앗고 방송하는 것에 틀림없다.
이 세상에서는 "나는 네 편이다"는 말에는 참지 못하는 매력이 있다.
하지만, 실은 그건 무서운 거짓말이다. 강도다. 헤매는 인간을 폭행하고 지니는 걸 죄다...
"빨리 오세요. 먹을 것이 많이 ---"
화가 난 소리로 아이는 외쳤다.
"거짓말이야! 남을 이끌고 무엇이나 빼앗을 거야."
하지만, 속이려는 사람을 원망하고 싶어하지는 않았다. 이 미친 세상에서는 거짓말을 믿지 않으면 살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으니까.
늙은이가 침울한 표정으로 다이얼을 돌리더니 그때까지의 이야기는 급하게 들리지 않게 되었다.
그러니 다른 소리가 나타나게 되었다. 그건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입은 의압적인 소리였다.
"지나치게 진보한 과학이 이번 비극을 가져왔다!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우리는 정체해야 한다!"
정부방송은 같은 내용을 되풀이하고 있다.
"인민이여, 퇴화해라! 정체가 평화를 만든다!" 웅장하고 오만한 남성의 목소리.
도대체 누가 이런 미래가 오겠다고 예상했는가?
반도가 통일을 맞이한 지, 이 땅에는 좋은 일 따위 한번도 일어나지 않는다.
누구나 어리석은 일을 정한 정치인들을 미워했다.
그런데, 진짜 절망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정부는 영원한 평화 실현을 내세우며 도시 인프라를 부수고 책을 태웠다. 이 반도를 문명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에게 돌려고 했다.
정부는 자기 정책이 나라의 부흥을 이끄리라 믿는 것 같다.
서울의 상황을 라디오를 통해 밖에 알 수 없었지만, 거기서 살고 있는 백성이 얼마나 비참한 상태에 빠졌는지 이해하는데는 너무 충분했다.
해가 지려고 한다. 까마귀가 하늘높이 전쟁 전부터 바뀌지 않은 리즘으로 울고 있었다.
노인은 모두에게 건빵을 주었다.
아이는 입 안에서 그걸 씹으며 누누히 지금까지의 상기하기 시작했다.
왜 세 사람이 만났을까?
젊은이였다. 두 사람을 이 무서운 계확에 유인한 것은.
세 사람은 서로의 이름을 몰랐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증오를 통해 맺혔을 뿐이다.
누구나 일이 끝나면 곧 남이 되는데 동의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계획을 실행하지 않았기에 함께 움직일 뿐이었다.
세 사람 안에는 그저 맑은 증오만 존재하고 있었다.
젊은이가 먼저 편으로 삼은 건 작은 아이. 크기는 낮음에도 불구하고 검은 눈망울에는 일생을 살아간 것처럼 깊은 색으로 가득했다.
정부에 진압을 가족과 나뉜 뒤, 먹을 것이 없어 배고파서 죽을 수 있었는데, 남자가 구해준 것이다.
갓 썩은 빵을 주었더니 아이는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너, 살고 싶어?" 남자는 그런 상대 어깨를 잡고 물었다.
힘껏 빵을 먹고 있던 아이는 놀라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살고 싶어요... ."
"좋아. 내가 살기 위한 목적을 줄게. 나를 따라!"
이리 아이는 젊은이를 따라갔다. 이 젊은이가 위험한 줄 알았던데 밖에 살 줄을 몰랐던 것이다.
젊은이는 늘 무슨 일에 분노하는 듯하고, 무시무시한 표정을 짓기만 했다.
특히 과거에 대해 무는 것을 싫어했다. 아이의 눈에 이 남자는 가족이나 친구를 잃은 것으로 여겨졌다.
그래도 깊이 슬퍼하는 마음이 안 들었다. 아이는 모두가 소중한 것을 이미 잃고 만 시대에 태어났으니까.
젊은이는 로켓 란처를 들고 있었다. 낡은 빨간 가방 안에 숨기던 것이다.
"어디에 그걸 발견했어요?" 깜짝 놀고 아이는 물었다.
"폐허에서 주웠단 말이야. 전쟁 때 버림받은 것 같아."
그것을 써 반도를 지옥으로 만든 저 지도자를 암살해야 하겠다고 번번히 외쳤다.
아이는 처음에 그 계획을 허무히 여겼다.
"그놈이 죽어도 이 나라의 멸망이 멈추지 않을 텐데... ."
남자는 웃었다. 누구에게 웃었는지 모르는 웃음이었다.
"좋아, 좋아. 하지만 여기서 게두덜거려도 아무것도 나아지 못해."
남자는 두 손을 올리고,
"봐라. 세상은 진짜 지옥이 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욱일군을 억누르던 모리모토 야스오가 죽고 살아남은 간부끼리 끔찍한 학살을 일삼고 있다. 중국에서도 이상한 숲이 퍼져 날마다 도시를 삼키는 중이다. 우린 뭘 할 수 있나? 정말로 아무것도 못하나?"
잠시 후, 젊은이는 말했다.
"눈앞에 고민하는 사람의 아픔을 작게 만들 수는 있다."
아이도 노인도 잠자코 젊은이의 연설을 듣고 있었다.
"우리는 위해 그럴 수 밖에 없으니까."
더 이상 논박래도 쓸데없을 것이다.
이제 세상은 지옥이 되어버렸다.
누가 나쁜가? 온누리에 살아 있는 사람 모두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아니,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세상을 지옥으로 만든 책임은 전부 저 남자에게 있다.
한반도의 강제적인 통일을 이룬 저 남자에게.
그놈을 죽이면 된다. 그 남자를 죽이면 이 마음도 조금 편해질지도 모른다고. 바보스러운 생각이다.
그래도 이 바보스러운 생각에 갇히지 않으면 그들은 이번에야말로 살 기력을 정말로 잃을지도 몰랐다.
다시 평화로운 날이 오리라 기대하지는 못하니까.
이렇게 남자는 자주 자신의 목표를 의기양영하게 말했더니, 아이 귀엔 그저 허무하게 들렸다.
애초에 그는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커다란 성 안에 숨어 있는데.
아이는 말했다.
"그런데, 어떻게 죽일 거예요? 병사가 그놈을 지키고 있어."
"괜찮아, 아이둥이. 통일정부는 국민의 지지를 이미 잃었어."
남자는 말했지만, 좀처럼 행동을 생각나지 모했다.
그런데, 두 사람은 발견했다. 이 아득한 계획을 위해 힘을 합쳐주는 사람을.
야위어 보이는 노인. 정말로는 조금 더 젊지만 누추한 옷차림, 깊숙이 초췌한 얼굴과 더러운 검버섯 탓에 실제 나이보다 늙어 보였다.
그래서 아이도 젊은이도 할아버지라고 불렀다.
통신회사에서 일하던 할아버지는 과학기술 절멸을 도모하는 정부 정책 탓에 일자리를 잃었다고 이야기했다.
젊은이가 이 노인을 뽑은 이유는 교통에 상관하는 데이터를 주고 받는 일을 해서 경기도 일원 지리를 자세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세 사람은 커다란 고가교 밑에 자기로 했다. 폭탄 탓에 짧게 무너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그들은 옷을 제대로 세탁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항상 그들의 옷이 너무 더러웠던데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못하게 되었다. 벌레가 주위를 날아가도.
그때 자 있던 아이가 작은 소리로,
"엄마... ."
아이가 중알거려서 남자와 노인은 동시에 아이를 봤다.
"어머니의 얼굴을 꿈에서 봤니?"
"아, 아니에요! 잘못 들었어야 하죠?"
노인은 미소를 지으며,
"너는 평화로웠을 때를 모르지?"
놀리듯 가벼운 소리로,
"가족과 살던 나날 밖에 평화롭게 지낸 적이 있을까 싶어."
아이는 눈을 내리며 잠시 입을 다물고 말았다.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 보통 아이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고 있으니까."
"보통"이라는 낱말에는 외로움, 등 여러 감정이 담겨 있었다.
아이는 안타까웠다.
"가족이든, 옛날이든, 모두가 줄곳 옛날을 떠올려 그리워하는게 틀림없군."
"옛날을 그리워한다고?" 젊은이는 이해가 가지 못했다.
"옛날부터 세상이 길을 잘못 나아간 끝에 이 세상이 있잖아?"
잠시 고요함이 있은 후,
"나는 네가 아니야. 나는 어렸을 때 저 지옥을 겪은 거야. 옛날에 대해 아쉬어하거나 그리워하는 마음은 없단 말이지. 애초에 사람이 서로 떨어지면서 살면 그 비극을 겪지 않았을 텐데."
늙은이는 조용히 한탄하며 어둠을 째려봤다.
"나는 언제나 그리워하네. 일찍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건물을 보는 것이 내 취미였어. 특히 중국의 도시 광경을 좋아하더라고. 샹하이 거리는 영화 안에 들어간 것 같구나. 줄기고 있었네."
"여행하러 갔던가?" 흥미롭지도 않게 무는 젊은이.
"여행하더라고. 돈을 숱하게 뿌렸지만 만족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았거든."
기쁨을 띄운 눈씨. 하지만, 한순간 슬픔을 담게 된다.
감정을 솔직하게 적으면 적을수록, 서러움이 터져서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런데, 나날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어. ..."
조용히 한탄.
"우리는 아름다운 세상을 스스로 부수고 말았다."
아이는 대답하면 되는지 생각하는데, 젊은이가 아이 어깨를 건드렸다.
"나는 아무것도 안 들었어. 너도 잊어라."
노인은 안심한듯 힘이 없는 미소를 지었다. 자기 그리움을 공감하지 않았던 걸 고마워하는 것 같다.
그래도, 아이는 호기심을 지니고 말았다.
나도 그런 재미있어 보이는 시대에 좋겠을 텐데... . 마땅히 그들에게 고백하지는 않았지만.
다시 한번 세 사람은 자기로 했다. 과연 그날 결코 깨닫지 않았다.
라디오에서 흘리는 정보는 상당히 사실과 허구가 섞여 있었다.
서울에는 날마다 극심한 푹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더욱 나빠지는 수도 상황을 참지 못하는 지배자는 마침내 서울을 버려 남쪽으로 도망쳐나왔다고.
상황은 엄청나게 비참한 셈이다.
물론 세 사람에는 정보에서 사실을 알아맞힐 줄이 없었다. 그런데, 아무것도 알 수 없을 때, 사람은 믿고 싶은 걸 믿기 십상이다.
그들은 지도자가 서울을 떠나 자신 앞에 나타날 수 있다는 희망에 빠져 있었다.
이미 풍괴한 세상에서 힘을 잃은 임금님을 죽이는 것에 무슨 뜻이 있는가?
임금을 죽여도 죽이지 않아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런 것을 세 사람은 이해하고 있었다.
이윽고 너무나 추운 흰눈 때문에 이성이 사라질 만큼 겨울이 닥치게 되었다.
어느 날 할아버지는 자세히 환경을 조사한 끝에 적을 겨냥하는데 좋은 곳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좋은 정보가 들려온 거지, 너희들."
할아버지는 집에 들어와서 말했다.
"슬슬 심해진 폭동을 피하기 위해 서울을 탈출하셨더라고."
"뭐라고?" 젊은이는 가까워하며 말했다.
"서울이나 인천 주민은 구 북한 주민과 함께 저항을 시작했다. 병사조차 그 운동에 참여했다. 지도자는 자동차를 타 고속도로로 서울에서 탈출하고 남쪽으로 나갔어. 그리고 지금은 이 주변으로... ."
"오겠어요?" 아이는 노른 표정을 지었다.
"모르겠어." 노인은 말했다. 그러나 곧 서둘러,
"우리는 그놈을 죽이지 않으면 모인 의미가 없어. 우리는 기필코 그걸 할 거야. 나를 믿어!"
아마 애원하듯 소리를 질렀다. 분명히 그는 두 사람이 떨어지는 것으 몹시 두려워했다.
아이는 아직 걱정스럽게 물었다.
"왜 자동차가 보이면 그놈이 타 있다고 할 수 있나요?"
노인은 믿게 하도록,
"그들은 과학적인 것을 죄다 부수었다고 하지만 자기 주변에 있는 것만 부수지 않고 그냥 남겼어. 지금 자동차를 탄 사람이 있다면 틀림없이 그놈이야."
결국 자신의 이익 밖에 중히 여기지 않는 개새끼라고 욕설했다.
그날, 버림받은 집 안에서 밤을 지내기로 했다.
역체가 남은 페트병, 식물 찌꺼기 등이 흩어져 있었기 때문에 조금 전에 누군가 살고 있던 것은 분명했다. 전쟁이 다시 시작했을 무렵, 이 집도 비극의 배경이 되었다.
여기에도 침략자가 와서, 저항하는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
그래서 피로 더러운 흔적이 구석구석. 여기서 얼마나 아픈 일이 있었는지 눈물나게 알았다.
너무나 피 냄새 탓에 늙은이는 나도 모르게 코를 막았다. 하지만, 젊은이와 아이는 그냥 태연하고 내색하는 법이 없었다.
해가 완전히 지기전에, 노인이 모래 위에 줄로 도로와 빌딩을 그렸다.
젊은이는 그걸 손으로 깔짝대며 낮은 소리로 설명.
"자동차가 오면 너는 이제라고 해. 내가 그놈을 향해 로켓 런처를 쏠 거야. 알겠지?"
"알겠어." 아이는 말했다.
"진짜?" 젊은이는 날카로운 소리로 물었다.
그러니 아이의 낯이 불안해졌다.
"... 형이 쏘시면 전 어떻게 하면... ?"
"몰라. 어디로든 자유로이 가."
어디로 가라고? 아이는 그리 물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말하는데 너무 간신한 일이다.
이 남자가 제일 그 질문으로의 대답을 가지고 싶으니까.
"사람을 죽여야 하는 나의 신세를 슬퍼해라." 낮은 소리로.
약간의 침목이 그들을 덮었다.
오염을 당한 도시가 어떻게 변했는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몸서리가 난다.
온누리 아무런 곳에도 낙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염당한 곳으로 도망쳐나왔다니, 미쳤어야 하지 않나? 이제 우리엔 안전한 장소 따위 없는데."
아이가 말했다.
"맞아, 없다. 그래도, 죽고 싶지 않거든. 그놈도, 우리도 말이야."
젊은이가 대답했다.
"이 쌓인 한을 누군가에게 뱉지 않으면 내부에서 폭발할지도 몰라. 그만큼 내가 지니는 한은 크단 말이야."
젊은이는 두 사람의 얼굴을 잘 봤다.
"...아무튼, 그놈은 반드시 남쪽으로 나갈 거야. 그 순간에 겨냥하자. 그러니까 잘 경청해라, 꼬마둥이."
아이는 잠자코 남자의 얼굴을 보았다.
그런데, 젊은이는 참 못마땅한 표정.
"이제 놓치면 다시는 그놈을 죽일 수는 없을 거야. 자, 가자."
아이는 답하지 못했다.
노인이 안심시키듯,
"괜찮아, 그놈을 겨냥하는데 좋은 곳은 멀잖아."
집을 나갔을 때,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래도, 그들의 표정은 복잡한 감정의 파도로 아직도 가득한 채였다.
흰 눈이 끊임없이 내리는 안.
길이 포기되며 추워진 고속도로가 멀리 어둠 밑에 보였다
이웃에 낡은 호텔이 솟아 있었다. 그 자리를 택한 건 여기가 주위를 바라보는데 아주 좋은 곳이라기 때문이다. 할아버지가 노리는 지점으로서 그것을 뽑은 것이다.
그 호텔은 몹시 황무한 내부를 보니 핵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포기되었던 것으로 여겨졌다.
옥상에서 암살범 세 사람이 언 눈으로 이 이용하는 사람을 잃어서 침목에 뭍은 긴 길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이는 쌍안경을 손에 들고 눈에 걸렸다.
젊은이는 로켓 런처를 챙기며 고요히 그 순간을 기다렸다. 두 사람의 모양을 잠자코 주시하는 노인. 물론 무의미하게 있는게 아니다. 그놈을 틀림없이 죽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너무 엄한 추위 때문에 그들의 몸이 덜덜 떨렸다.
조금 떨어진 곳에 끓은 물을 마시며 추위를 없애려고 했다.
누구나 그 순간이 이르게 오라고 희망했다.
동시에 저 때가 오지 않기를 소원했다. 언제까지나 이리 기다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흰눈은 죽은 사람의 얼처럼 살아 있는 자의 피부를 괴롭혔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로 갑자기 왔다.
드디어 들렸다.
자동차 소리. 어둠에 드물게 나타난 작은 하얀 색깔. 이 번쩍가리는 빛에 따르면 호화로운 게 아닌 것은 분명했다.
그래도 그놈이 타고 있는 자동차임에 틀림없었다.
아이는 심장이 멈출 줄 알았다. 공포를 느꼈다. 그래도 쓰러지지 못한다.
짧은 시간 동안, 여러 갈등을 느낀 후에 힘껏.
"이제." 아이가 외쳤다.
그리고 젊은이가 방아쇠를 당겼다.
뾰족한 총알이 굽이굽이 달리면서 적을 향해 달려나서 자동차를 꿰뚫었다.
하얀 불꽃이 떠올랐다. 그리고 뿌연 소리와 함께 어둠속에 사라졌다.
젊은이는 말없이 멋대로 서 있었다. 기쁨의 표정은 없었다.
세 사람이 정신을 차렸을 때 주위는 다시 한번 완전한 고요함이 돌아갔다.
"끝났다." 노인이 낮은 소리로 알렸다.
한 사람의 죽음이다. 통계상의 숫자다.
이건 단 하나의 죽음이다. 그래도 역사의 끝이다.
역사의 끝이다.
그들은 멍하니 서로 얼굴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엄청난 공포에 몰렸는지 그 자리에서 도망쳐나왔다.
알다시피 그후의 반도가 지낸 나날은 정말로 지옥 같은 세월이었다.
모든 폭력과 유혈이 땅을 휩쓸었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유린하며 약한 자는 더 약한 자를 괴롭히는 절망의 꽃이 피었다.
단도(檀都)가 반도를 통일 할때까지 그건 이었다.
암살범의 이름은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