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아이
넓적한 갑판 위에서 여자가 서 있었다. 인간과 비슷한 키가 작은 여자가 있었다.
검은 머리카락. 붉은 눈. 오래 셋지 않았는지 숯검정으로 더러운 흰눈 같은 옷.
진짜 인간다운 분홍색의 다리에는 검은 원통.
눈앞에는 괴물.
노란 피부의 뱀 머리 괴물이 여자를 먹으려고 했다.
손이나 눈의 모양에 어딘가 인간다움이 있어서 더 사나워 보았다.
그때마침, 총알이 달렸다. 총알은 한순간으로 괴물의 이마를 쏘았다.
다치지는 않았지만 괴물은 싫은 소리를 질러 바닷속에 서둘러 들어갔다.
"빌어먹을!"
그리고 여자 앞에 뭔가가 날아가 땅을 밟았다.
"누나, 도우러 왔어요." 낮은 소리.
갑옷 거인이 나타났다. 회색 가슴, 검은 손. 세모난 면갑 같은 머리에 작은 불이 점멸하면서 빛나고 있다. 이렇게 무서운 거인에게 걷고서,
"무능쟁이 녀석아! 네 탓에 놓치고 말았잖아! ㄱ-335는 우리 친구를 잡아먹은 미운 적일 텐데."
화가 난 여자는 갑옷 거인 가슴을 힘껏 찼다.
"미, 미안해." 무거운 겉모양으로는 예상도 못하는 어린이 소리.
거인은 그 아주 튼튼한 몸 때문에 꿈쩍도 안 했지만, 약간 비스듬이 기울어진 머리에게 부끄러움이 좀 보였다.
잠시 후, 한탄하면서 여자는 말했다.
"어쩔 수 없어. 언젠가 다시 볼 수 있는 적이야. 일진, 나를 다음 곳으로 데리고 가."
"알겠어요."
일진이라 불린 갑옷은 무거운 듯한 겉모양으로는 상상하지 못하는 어린 소리를 내면서 날개를 나타내어 글러이더 모습으로 바꾸었다.
옥순은 일진 등을 타서 하늘높이 날아갔다. 아래에는 어디까지나 새파란 바다가 퍼져 있다.
고요한 세상에 일진의 제트 엔진이 떠들석하게 소리를 낸다.
날마다 같은 하루를 되풀이하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는 게 아니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
성옥순(成玉順)은 땅이 드물어진 온누리를 오늘도 헤맨다.
그녀를 태우며 날아가는 검은 고릴라 같은 갑옷 거인은 성일진이다.
서로 다른 외모지만, 일찍이는 닮았었다.
남동생은 괴물으로 인한 피습 탓에 몹시 다쳐서 몸을 잃고 말았다.
옥순은 그의 몸에서 꺼낸 데이타를 어떤 공장에서 포기된 인간형병기에 옮겨서 되살아나게 한 것이다. 그런데, 슬퍼하지 않았다.
옥순의 외모는 다 그녀가 싫어하는 인간과 같다.
그래도 인간이 아니다. 기계인형에게 인간은 증오 대상에 불과했다.
인간의 몸 딴 애초에 가지고 싶은 게 아니러서.
먼 옛날 인간이 남긴 배 위에 도착하고 착지했다.
옛날 인류에 비하면 훨씬 더 적지만, 기계인형이 인간에게 대신에 바다를 오가고 있다.
언제부터 그런 세상이 되었는지는 아무도 알려고 하지 않는다.
언제부터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한는지도. 히자민 두 사람은 사람처럼 태어난 게 아니다. 그것만
옥순도 일진도 공장에서 만들어졌다.
부자 인간을 모시기 위한 노예로서.
두 사람이 제작되었을 무렵, 이미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은 드물었다. 인간은 모두 배나 바다밑에 고드름을 거꾸로 세운 듯한 타워에 살고 있었다.
물론, 거기서의 살림은 전혀 평화스럽지 않았다. 언제 물이 땅을 들이키느냐에 대한 걱정 탓에 사람의 마음은 황무했다.
도시 여기저기 이런 이야기가 들렸다.
"더 이상 살덩어리에 얽매이면 안 된다."
"인간은 인간을 그만둘 필요가 있다. 새로운 세상에 들어가야 한다."
소문을 들었지만 뭘 하고 있는지 이해가 못 갔다.
주인은 처츰 힘을 허무감을 담은 표정을 보일 때가 많아졌다.
주인만이 아니라, 그 누구나 같이 빈 표정으로 지내지게 되었다.
기계인형에게는 그 이유는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마참내 공포를 느낀 옥순은 탈출을 남동생에게 제안했다.
"여기 있어도 좋은 일이 없을 거야. 같이 가자. 인간 딴 쓸데없어. 우리는 스스로 길을 틀 수 밖에 없어."
잠시 주저한 뒤, 찬성했다. 그만큼 도시를 덮이는 분위기가 무서웠다.
한밤중 살고 있는 구역을 벗어나 감시를 피하면서 벽에 있는 바다와 도시를 연계하는 입구로 쏜살같이 물바다에 들어갔다.고향을 버리는 슬픔은 없었다.
"누나, 우리 어디 가겠어요?"
배 안에서 당황한 표정을 보이는 남동생.
"괜찮아, 내가 더 나은 땅에 데리고 가주마." 미소를 지우며.
가짜 미소임에 틀림없다. 앞날이 안 보이는 공간에서 떨어지려면 견딜 수 밖에 없었기에.
이렇게 자형은 자유를 얻게 되었다. 평화 없는 자유를.
버림받은 배에 들어가다가 한구석에 남던 탱크 휘발유를 마시면서 살아남았다.
과물과의 전투부터 며칠 후, 옥순은 다행히 머무는데 좋아 보이는 배를 발견했다. 매우 예전에 버림받은 배 같았다.
어둡지만 멀쩡한 방이었다.
오른쪽 눈이 슬슬 멀어졌기 때문에 새로운 눈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었다.
쓸 만한 도구가 있는지 여기저기 뒤졌다.
몇번이나 갔다왔다 한 끝에 낡은 상자를 어둠에서 꺼내어 가까이 엿봤다.
"기계인형용 눈"라고 표면에 적혀 있었다. 옥순은 그걸 봐서 기뻐했다.
오른쪽 눈을 벗겼다. 곧 눈이 멀어졌다.
그런데 아까 얻은 새로운 가짜눈을 낯에 꽂았다.
"이제 됐다."
일진이 가까워하며,
"잘 보세요?"
"괜찮아. 잘 볼 수 있구나."
일진의 얼굴은 결코 바뀌지 않지만, 왠가 옥순에게는 미소를 짓는 것으로 보였다.
늘 편안한 날만 지내는 건 아니었다.
때때로 적과 싸워야 하는 순간도 있었다.
바다에는 괴물이 있다. 그들은 기계인형에게 덤벼들다가 잡아먹는다.
옥순의 동포도 많이 그놈에게 죽던 것이다. 이 끝없는 바다에서 옥순은 이따금 동포를 만나곤 했다. 하지만 그들과의 함께 살아가는 시간은 길지 못하다.
그놈들이 동포를 빼앗고 말기 때문이다.
옥순이 적의 전모를 보더니 어깨에 어떤 검은 글짜가 새겨져 있었다.
ㄱ-335. 그 사람을 옥순은 미워하고 있었다.
노란 피부, 검은 눈.
트림없어. 그놈은 -
"괴물 녀석아!"
몹시 노한 소릴 기세를 올린 옥순.
"산산조각을 내주마!"
ㄱ-335는 위에서 째다봤다.
초라해진 눈에 증오를 띄우면서.
가까이 침물을 피하기 위해 쓸 수 있는 곳을 찾았다. 큰 바위. 황무한 구멍.
옥순은 가쁜이 뛰어다니다 빨리 동굴 속에 이끌었다.
괴물이 머리를 들이려 했지만 잘 하지 못했다.
옥순은 무서워하지 않아서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서로 싸우는데 안성맞춤이잖아?"
ㄱ-335는 커다란 몸 탓에 자유로이 움직일 수 없었다.
정말 마주보는데 좋은 처지다.
옥순은 발을 휘두르며 빨리 벽을 올랐다.
기계인형으로의 뛰어난 능력은 옥순에게 삼차원 전투를 가능케 해주었다.
ㄱ-335는 오른쪽 팔을 휘둘렀다. 그 동작은 찬 빨랐다.
일진의 장갑이 옥순을 지켰다.
일진은 어깨 뚜껑를 열어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ㄱ-335의 튼튼한 피부를 사납게 쳤다.
"그럼... ."
옥순은 다리에 손을 걸자 원통을 꺼냈다. 원통에서는 순삭간에 솟았다.
옥순은 날카로운 검을 내려 인간을 질렀다. 빨간 피가 퍽 떠올랐다.
잠시 동안 ㄱ-335는 움직이지 못해서 몇번 흔들린 후, 고개를 떨구었다.
옥순은 그 머리 위에 내려서다 조용이,
"죽였어."
그녀가 확신하자, 적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옥순은 자세를 견지할 수 없어서 머리에서 빠지고 말았다.
"누나!" 외치는 일진. 하지만 때가 늦었다.
괴물은 주먹을 올리며, 옥순을 으깨려고 -
옆에서 빛나는 줄이 달려 인간 머리를 뚫었다. 괴물도 옥순도 눈을 크게 떴다.
괴물은 깜짝 노른 듯이 입을 고요히 열었다.
괴물은 힘도 없이 엎어져서 정말로 죽었다.
옥순은 잠시 멍해서 설 수가 없었다.
괴물이 마침내 바닷속에 잠겨간다.
옥순은 처음에 멍했더니 곧 정신을 차려서
"일진! 네가 했나?"
"아니에요. 저 여성 분이에요."
라고 말하며 서둘러 착지한 일진.
조금 틈을 두고 구멍 입구 주위에 이상한 차림 여자가 있었다.
손에 떳떳한 총을 챙긴 여자 한 사람.
하얀 피부와 자주색의 머리카락.
검은 옷에 환하게 빛나는 줄이 새겨져 있었다. 가볍지만 속에 전투기술 등 다양한 능을 숨김에 틀림없었다.
"괜찮나?" 여자는 흥미롭지도 않은 것처럼.
일진이 날아가 소녀 앞에 섰다.
"저는 강 레올라. 신서울의 조사관이다. 너와 같이 자율 기계인형이야."
옥순은 믿을 수가 없었다. 인간이 다스리는 도시가 아직도 있는가?
"인간의 노예냐? 그럼, 오지마!"
"안심해. 우라들은 적이 아니야." 노인 같이 낮은 소리.
여기선 세 사람 밖에 없었는데 그 사람의 소리는 또 다른 하나의 것이다.
"웬일이야?"
"그녀가 입은 옷에 달린 인공지능이야. 가슴에서 말하고 있어."
흥미롭지도 않은 양 무는 옥순.
"... 이름은?"
옷의 스피커에서 들리는 소리가 왠가 친숙했다.
"ㅎ-13. 지금은 그런 이름이네."
- 인간이야. 인간은 기계인형 같은 이름을 자신에게 지었다고 들었으니까.
옥순은 물었다.
"넌 인간이냐?"
낯선 소리가 들렸다.
"맞아. 옛날은 인간이었어. 몸을 포기하고 수뇌를 기계에 옮아버렸지만."
남동생이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옮아버렸지만... . 저, 저도 더 인간 같은 외모였지만 원래 몸을 잃어서 옮아버린 거예요."
일진의 커다란 몸을 의심스럽게 구경하는 레올라.
"애초 너, 신개성의 병기잖아. 왜 그런 병기를 동반하고 있나?"
"성일진이라고 합니다. 이 육체는 병기지만, 이 몸에 다운로드된 인격까지는 병기가 아닙니다."
옥순은 왜 일진이 낯선 기계인형과 인간을 자칭하는 인공지능에게 관심을 지니는지 몰랐다.
"ㅎ-13씨의 말씀은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일진, 그렇게도 듣고 싶니?"
"그래요. 저는 고향 밖에 살던 인간에게 대해 모르기에요."
하지만, 아마 레올라는 전혀 다른 일에 노하고 있었다.
레올라는 일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싫증이 나면서도 옥순은 설명했다.
"괴물 탓에 망가졌단 말이야. 잔애가 있었단 말이나까."
ㅎ-13은 웃었다.
"좋아! 인간과 같이 기계인형도 이 황무한 세상에 알맞게 살 줄 알아서 즐거워했어! "
일진은 레올라가 조용해지고야 ㅎ-13에게 물었다.
"당신이 인간이었다면, 인간이었을 때의 추억이 있지 않는가요?"
"왜 인류가 사라졌는지 알고 있느냐?"
ㅎ-13은 인간다운 놈이라고 옥순은 샌각했다.
"몰라. 알 필요가 없어. 넌 인간들의 시다바리잖아. 우리를 잡은 뒤 도시에서 연구할 거야."
"누나, 무례한 말투예요."
"자네는 참 인간을 마워하는 것 같아. 꼭 장난을 위해 만들어졌겠네."
"그래. 나는 태어나서부터 인간에게 제대로 사랑벋은 적이 없었단 말이야."
ㅎ-13은 기쁜 듯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먼 옛날, 인간 문명이 일으킨 환경파괴 탓에 온누리 땅이 바다로 잠기기 시작했다. 예부터 살아온 땅을 잃은 인류는 멸종 벼랑에 몰렸다.
과학자는 옥신각신 논의한 끝에 문명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부자는 물질적인 몸을 포기하고 인터넷 세상에 도망하고 기계인형에게 관리를 맡겼음으로써 편안함을 즐기게 되었다.
한편, 가난한 사람에 주어진 끝은 비참했다.
유전자를 개조하고 괴물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게 인간의 뽑은 그럴싸한 정답이었단 말이다.
"가난한 사람을 도시에서 내쫓은 거야. 레올라가 죽인 놈도 그런 사람의 하나일지도 모르네."
"누,누나... ."
하지만, 옥순은 냉철한 얼굴.
"인간이 일으킨 일이잖아. 나한테는 어리석은 짓일 뿐이야."
"분명 어리석어. 어리석어서 그걸 뽑았단 말이지."
ㅎ-13은 뭔가 서러운 모양이었다.
"왜 네가 인간을 모시는 건가?"
옥순은 물었다.
"나한테 주어진 프로그램이 그렇게 명령한단 말이야."
"거스르지 않나?"
"그만둬. 그녀는 인간 찬성하지 못하는데 " ㅎ-13은 감정이 밝혀지지 않는 소리로.
"넌 인간이야. 인간이라면 인터넷에 가버렸어야 해."
"나는 인간에게 아울리지 않았으니까. 인터넷에 도망해도 되지만 재미없었단 말이군."
옥순과 일진이 살던 도시는 완전히 괴물의 집이 되고 말았겠다.
이 세상에 이젠 원래의 인간은 없다.
"인간의 문명은 만들어질 리가 없었다. 그런데 왠가 만들어지고 말았다. 이상한 일이잖아? 나는 왜 인간이 한시 문명을 세웠는데 성공했는지 연구하고 싶었더라. 이제 그럴 수도 없지만."
"ㅎ-13님에게 물어도 돼요?"
일진이 말했다.
"뭐?"
"ㅎ-13님에게도 인간 이름이 있었다. 그렇잖아요?"
일진은 아무 사무사히게 물렀다.
그리고 ㅎ-13의 호흡도 왠가 무거워 깊었다.
레올라도 옥순도 잠자코 인간의 다음 소리에 귀를 기울었다.
"어, 인간이었을 때 추억은 다 잊어버렸다만... 그래, 노정인이라고 불렸을지도 몰라.레오라는 말을 이었다.
"나는 자율 기계인형이자 너들은 자율 기계인형 존재를 허락하지 않지. 나를 잡을 거지?"
"그럴 수는 있지만, 이제 우리는 다른 목적으로 행동하고 있어. 너희들을 도운 건 명령을 거스르는 게 아니니까."
그녀는 거짓말을 할 수 없다.
틀림없이 잡으러 오지 않았다. 드디어 안심했다. ㅎ-13이라는 인간이었던 인공지능은
"너희들이 어디로?" 옥순은 궁금해서 물었다.
"평양에 갈 거야. 유전자 개조를 받지 않은 사람들이 있대. 너도 갈까?"
평양... . 무시무시한 지옥. 기계인형도 가고 싶어하지 않다.
"글쎄... ."
더 무시무시한 인간들이 있겠다. 옥순에게는 그런 일은 더 싫은 일이라 여겨졌다.
인간이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도대체 어떤 이익이 있는가?
어리석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바보스러울 텐데.
"저 무서운 지옥에 가기보다는 늘 바다를 헤매는 게 더 나아. 나는 앞날을 알아보고 싶어. 신서울에 돌아가면 나에게 대해 인간에게 전할까?"
"전할 거야." 라고 ㅎ-13.
"그게 우리 임무야. 임무를 거스르는 기능이 없으니까."
"알겠어. 신서울이든 평양이든 좋은 곳에 가버려. "
레올라는 또다시 타서 재빨리 떨어지게 되었다.
옥순과 일진은 "일찍이는 무조건 너 같은 기계인형을 도시로 이끌다가 지금은 프로그램이 바뀌었어."
"좋아 보이는 분들이었군요."
"기계 인형이야. 인간의 아이야."
인간의 아이. 옛날 인간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연민할 아이.
왜 이 남동생은 인류에게 대해 알아보고 싶어하는가?
누나는 이해가 못 갔다.
"자, 저 여자 따위 다 잊자."
옥순은 레올라와 ㅎ-13와의 이야기를 잊으려고 일진을 다시 비행기형으로 바뀌서 날아갔다.
새파란 하을. 새파란 바다. 언제나 동일한 광경만 구경한다.
아니.
하늘높이 솟아 있는 커다란 한 기둥이 멀리 보이게 되었다.
가까워하면 가까워할수록 이상한 소리가 떠들석하게 들리게 된다.
표면에 훌륭해도 엄하게 쓰인 글짜. "판문점"이라는 제목 아래에 작은 글로써 긴 문장이 적혔지만 옥순은 읽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다.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쾌할만큼 큰 소리로 이미 무의미해진 의견을 소리치고 있는 중이었다.
인간이 죄다 사라진 후도 사뭇 외치고 있는 것 같다.
"무슨 뜻인가요?"
일진은 물었다.
"이제는 아무도 모르는 역사야."
옥순은 남일처럼 답했다. 그 다음으로 그런 걸 이미 잊어버린듯이,
"걱정마, 일진. 몇 달은 살 수 있어. 포급은 나중에 생각하면 돼. 아무튼. 내 동작은 모든 인간을 없앨 떄까지 끝나지 않겠지."
조금 고개를 끄덕인 뒤 일진은 말을 이었다.
"누나, 어디로 갈 거예요?"